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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논쟁의 아이콘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출간

2016-12-02

영국인 리처드 도킨스는 오늘날 가장 저명한 과학자다. 대표 저서의 제목인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철저한 진화론자이자 무신론자이다.

 

학문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쌓았지만, 그는 다소 무례한 언동으로 논쟁을 부르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012년에는 모교인 옥스퍼드대에서 영국 성공회 대주교를 만나 "왜 신처럼 혼란스러운 존재로 세상을 어수선하게 하려 하느냐"며 당돌하게 따졌고, 트위터에는 수시로 이슬람을 무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새로운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명료한 논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도킨스가 이번에는 자서전을 펴냈다. 영국에서는 2013년과 2015년에 각각 나왔던 책이 국내에는 동시에 번역·출간됐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권은 출생부터 '이기적 유전자'를 발표한 35세까지의 삶을 담았고, 2권에는 이후 유명한 생물학자로 성장하는 과정과 '만들어진 신'에 얽힌 뒷이야기 등이 실렸다.

 

그는 1941년 영국령이었던 아프리카 케냐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야생동물에 별반 관심이 없었다. 동네 어른들과 사자를 보러 가서는 장난감 자동차만 가지고 놀 정도였다.

 

도킨스는 겨우 입학한 옥스퍼드대에서 좋은 스승을 만나면서부터 동물학에 빠졌다.

 

은사들은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자율 학습으로 그의 지적 능력을 끌어올렸다.

 

그는 매주 새로운 과제가 나오면 그때마다 도서관에서 책에 파묻혀 각종 자료를 섭렵했다.

 

그는 유전자의 입장에서 진화론을 설명한 책인 '이기적 유전자'가 탄생하게 된 흥미로운 배경도 털어놓는다. 1973년 영국 광부노조 파업으로 전력 생산량이 줄어 연구를 못 하게 된 상황에서 글쓰기를 시작했고, 이때 써내려간 글을 모아 책을 발간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기적 유전자'의 출간은 내 인생 전반부의 마침표였다"며 "당시에는 요즘처럼 이 책을 논쟁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연선택은 오로지 유전자의 생존이라는 하나의 효용만을 극대화한다"고 강조한 뒤 인간은 대단히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과학적 현상을 논할 때도 의인화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도킨스는 또 다른 논쟁적 작품인 '만들어진 신'을 출간한 뒤 종교인들의 반발에 직면했던 일을 소개하면서도 무신론이 옳다는 주장을 마지막까지 굽히지 않는다.

 

그는 "우리는 '마르크스주의 아이', '케인스주의 아이'라는 표현에는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가톨릭 아이', '이슬람 아이' 같은 표현에는 당혹해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현대의 우리는 뚜렷한 21세기적 가치들을 품은 21세기의 도덕주의자들"이라고 선언한다.

 

책에는 컬러 사진 94장이 담겼다. 그중 한 장의 사진은 서가에 진열된 책 12권을 촬영한 것이다. '만들어진 신'을 가운데에 두고 도킨스의 의견을 논박하는 책 11권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영사. 김명남 옮김. 1권 396쪽, 1만9천500원. 2권 616쪽, 2만4천500원.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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