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코끼리는 꿀벌이 무서워" 코끼리·농장보호 ´윈윈전략´ 활용

2018-01-29

"앵앵∼ 소리에 코끼리 괴성…벌통으로 농장침입 80% 차단"
멸종위기 아시아 코끼리-주민 '삶터전 갈등' 풀 묘책 될까 
 

육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코끼리가 작은 곤충인 벌을 무서워한다.

 

피부가 두꺼워 벌침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벌 수백 마리가 떼를 지으면 코끼리의 코, 입, 눈 등 가장 예민한 곳을 쏠 수 있어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벌이 상당히 공격적이어서 코끼리들이 벌의 앵앵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무서워서 귀를 펄럭이고 몸에 먼지를 뿌리며 소리를 지를 정도다.

 

 

아프리카 코끼리들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 같은 특성이 멸종위기에 처한 코끼리도 보존하고, 코끼리에 의한 농작물 훼손도 막는 '윈윈 전략'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코끼리들이 밤에 먹이를 찾아 농장에 들어가다가 농부나 밀렵꾼이 쏜 총에 맞아 죽는 경우가 종종 있다.

 

29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최근 몇 년간 아프리카 농장 주변에 20m 간격으로 벌통과 가짜 벌통을 번갈아 설치했더니 코끼리가 농장에 침입하는 것을 80% 막았다는 결과를 내놨다.

 

벌통 설치 비용은 농장을 따라 전기 펜스를 설치하는 것보다 5분의 1로 저렴했고, 1년에 2차례 하는 벌꿀 채취가 새로운 수입원이 됐다.

 

 

코끼리가 무서워한다는 벌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프리카보다 10배 이상 멸종위기에 처한 아시아 코끼리들이 서식하는 스리랑카, 인도, 네팔, 태국 등지에서도 윈윈 전략이 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아시아 국가는 삶의 터전을 둘러싼 인간과 야생 코끼리의 갈등이 그 어느 곳보다 격심한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시아 코끼리는 아프리카 코끼리처럼 벌 소리에 머리를 흔들거나 먼지를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괴성을 지르면서 벌에서 멀어졌으며 코로 땅을 치기도 했다.

 

연구팀을 이끈 루시 킹 박사는 "벌통이 바람에 흔들리도록 매달아야 벌의 활동이 더 왕성해져 코끼리를 무섭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코끼리는 꽤 영리해서 벌이 앵앵거리는 소리만 들려주면 그게 진짜 위협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린다"면서 개 짖는 소리나 총성 등 다른 도구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킹 박사는 지금까지 아프리카 11개국과 아시아 4개국에 코끼리 접근 방지용 벌집 펜스가 설치됐거나 시험 가동 중이며 지난해 200명 이상의 농장주들이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애견타임즈주요뉴스

0/140자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