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3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들의 '노견만세' 출간
유기동물의 상당수는 늙고 병든 노견이다. 외양이 볼품이 없어졌거나 치료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 등으로 이들은 하루아침에 집과 가족을 떠나 거리에 버려진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진 웨인가튼은 그러나 개의 진정한 매력은 노년기에 이르러서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이 든 개는 정서적·정신적으로 허약해지지만 인간에게 넘치는 감사와 끝없는 신뢰를 보인다. 기교를 부릴 줄 모르고, 새롭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즐거워한다. 무엇보다 평화롭다."
그는 지금까지 8마리의 개와 함께 지냈고 그중 6마리 개를 떠나보냈다. 그는 같은 회사의 사진기자 마이클 윌리엄슨과 함께 노견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책 '노견 만세'를 펴냈다.
취재 당시 모두 10살 이상이었던 노견들을 만나 이들이 어떠한 황혼기를 보내는지, 반려인 가족에게는 어떠한 존재인지를 취재하고 정리했다.
농장에 사는 14살 샤이엔은 바쁘게 사는 것이 강아지처럼 보이는 '동안'의 비결임을 알려준다. 쇠사슬로 묶인 채 버려졌다 구조된 개 행크는 11살임에도 지금의 가족을 목숨 걸고 지킨다. 꼬리가 문에 끼었는데도 신음 한 번 내지 않는 점잖은 14살 웨스트르레이의 이야기도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자는 나이 들어가는 반려견의 일상을 지켜보는 것은 인간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일과 같음을 알려준다. "개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쇠약해지고 변덕스러워지며 상처받기 쉬워진다. 그리고 우리도 언젠가 분명히 맞이하게 될, 그날은 분명히 온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슬퍼함은 곧 우리 자신을 위한 슬픔이다."
책에 등장한 사랑스러운 개들이 여전히 살아 있는지 자연히 궁금해진다. 저자의 답은 아래와 같다. "그들은 모두 살아 있다. 노견은 영원히 산다."
'노견만세'를 펴낸 책공장더불어는 동물책을 전문으로 하는 1인 출판사다. 이보미 옮김. 148쪽. 1만3천 원.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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