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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동물병원비, 물가상승률 2배... ´2천만원 청구에 결혼 미뤄´

2025-10-15

경쟁당국, 처방전 가격 상한 도입 추진

 

치료받는 고양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에서 동물병원 비용이 치솟으면서 경쟁 당국이 병원비를 사전에 공표하고 처방전 가격 상한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15일(현지시간) 소비자에 정보 제공 확대, 처방전 가격 상한 도입, 웹사이트를 통한 가격 비교 등 21개 잠정 조치를 발표하고 각계 협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CMA의 사전 조사 결과 2016∼2023년 평균 동물 치료비용은 63% 올라 평균 물가상승률의 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 동물병원이 아닌 기업형 병원의 치료비용이 평균 16.6%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수의학 서비스 시장 규모는 63억 파운드(12조원)에 달한다.

 

BBC 방송은 이와 관련해 수의사들과 동물보호단체를 인용, 늘어나는 비용에 치료를 포기하고 동물을 안락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반려견 치료 비용으로 1만2천 파운드(약 2천200만원)를 청구받고 결혼식 계획을 보류한 니콜(26)을 소개했다.

 

니콜은 산책 중 씨앗을 잘못 먹고 감염된 반려견을 병원에 데려갔을 때 "안락사시키거나 응급 수술을 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결혼식 자금을 끌어다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동물보험을 바꾸려고 알아보던 때여서 보험료도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수의사인 내털리 모리스 웹은 이 방송에 "우리가 반려동물을 무척 사랑하긴 하지만 결국엔 사치재다.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동물을 키우려면 보험부터 들라고 강조했다.

 

CMA는 기업형 수의약 업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병원에서 흔히 처방받는 약이 온라인의 2배 가격에 육박하거나 치료비가 수백∼수천 파운드(수십∼수백만원)에 달하는데도 견적서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CMA가 이날 추진을 발표한 조치에는 기업형 동물병원에 포괄적 가격 목록을 공표하고 체인점인지 개인 병원인지 공지하도록 했다. 온라인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약을 살 수 있다면 소비자에게 이를 알려야 할 의무도 주어진다. 소비자가 치료 옵션을 알고 비교하기 쉽도록 서면 견적서를 제시해야 한다.

 

업계 협의 후 최종 결정은 내년 3월 나올 예정이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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