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9
애견타임즈 인터넷뉴스팀
문화창조아카데미, 감성로봇·반려로봇 등 이색 융·복합 문화 프로젝트
서울 청계천로에 있는 문화창조벤처단지 7층.
문화창조아카데미 강의실은 한여름 무더위가 무색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강사는 중세와 근대, 현대를 넘나들며 인문학과 과학의 진화를 설명했고, 학생들은 궁금증이 생기면 노트북으로 관련 자료를 검색하는 등 강의 내용을 완벽하게 소화하려 애썼다.
문화창조아카데미 교육사업팀 최혜원 주임은 "오전엔 강의, 오후엔 그룹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이곳의 일과"라고 했다.
강의 커리큘럼을 보니 스토리텔링, 공연 디자인, 전시 테마파크 기획, 미디어아트와 같은 예술 분야와 로보틱스, 자동제어, 드론 등 기술 분야를 비롯해 문화, 인문, 과학 등 다양했다.
최 주임은 "강의는 각 분야에 대한 기본 이해 및 창조성 배양을 바탕으로 지식 융합 및 콘텐츠 개발 노하우를 함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크리에이터(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지식과 융합함으로써 창의력을 키우고 발현하기 위한 토대를 쌓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문을 연 문화창조아카데미는 현재 45명의 크리에이터가 8명의 감독(교수)들의 도움을 받으며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교를 갓 졸업하고 스타트업 대표를 꿈꾸는 19세 구중완 씨부터 광고회사 대표를 지낸 52세 최고령 크리에이터 김현수 씨 등 연령대도, 경력도 다양하다. 이들은 1년에 3학기씩 2년 동안 이곳에서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문화창조아카데미 강의 모습.
감성로봇·반려로봇 등 이색 융·복합 문화 프로젝트 진행
45명 크리에이터 뜨거운 열기
낮 12시, 강의가 끝나자 컵라면 등으로 간단하게 배를 채운 크리에이터들은 이내 자신들의 프로젝트 연구실로 향했다. 조관우(37), 이재훈(36), 신한진(28) 씨는 함께 반려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만들려는 로봇은 고성능 고가 로봇이 아니다. 반려동물의 고유 행동을 따라 하는 저가형 로봇으로 당장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팀원 중에 이공계 출신이 한 명도 없다. 직업도 로봇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였다. 처음에 하려고 했던 프로젝트도 광고, 3D 프린터, 소셜플랫폼 등으로 로봇과는 관련이 없었다. 함께 수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의기투합을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반려로봇이라는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예를 들어 함께 살던 반려동물과 이별하면 마음이 아프고 힘들잖아요. 이럴 때 자기가 키우던 반려동물의 습성을 그대로 따라 하는 로봇이 있으면 많이 위로가 되지 않겠어요. 또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데 알레르기가 있어 키울 수 없는 사람에게 자기가 원하는 반려동물이 하던 행동을 재현하는 로봇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반려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조관우, 이재훈, 신한진 크리에이터.
흔히 로봇산업 하면 최첨단 고기능 등 '기술 중심'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은 마케팅, 디자인 관점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필요한 기술을 찾아냈다.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력을 로봇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조관우 씨 팀 외에도 문화창조아카데미에서는 프로젝트 감독 주도 5개, 크리에이터 주도 28개 등 총 33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크리에이터 1인당 2~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문화창조아카데미는 매학기 종료할 때마다 그동안 추진한 프로젝트의 성과들을 발표하는 피칭 행사를 갖는다. 지난 6월 8일부터 10일까지 1학기 동안 진행된 프로젝트에 대한 발표와 평가가 있었다.
여기서 투자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각 전문 분야별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조언과 피드백을 받을 뿐 아니라 평가를 통해 프로젝트를 계속 발전시켜나갈지 아니면 새로운 프로젝트로 전환할지 결정한다.
※ 본 기사는 정책브리핑의 위클리공감에 실린 내용을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