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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성소피아 지킨 ´스타´ 고양이 하늘나라로

2020-11-09

인스타그램 팔로워 11만3천명 거느린 성소피아 마스코트


16년간 성소피아 지킨 '스타' 고양이 하늘나라로

[성소피아 홈페이지 캡처]

터키 이스탄불의 최대 관광명소인 성소피아(터키어 아야 소피아·그리스어 하기아 소피아)의 '스타' 고양이 글리가 세상과 작별했다.

알리 예르리카야 이스탄불 주지사는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성소피아의 마스코트인 고양이 글리가 고령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예르리카야 주지사는 "글리를 잃은 것이 슬프다. 글리는 9월 24일부터 사설 동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불행히도 고령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우리는 글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갈색 털에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글리는 2004년 성소피아의 근무자 휴게실 지붕 밑에서 태어났다.

성소피아 직원들은 갓 태어난 고양이에게 '사랑의 결합'이라는 뜻의 글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글리는 평생 성소피아를 보금자리로 삼았다.

이후 글리는 성소피아의 마스코트로서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며, 성소피아를 방문한 수많은 관광객이 SNS에 글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난 글리

[성소피아 홈페이지 캡처]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09년 성소피아를 방문했을 때 글리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글리는 인기 스타로 부상했다.

이후 글리의 사진을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hagiasophiacat)은 11만3천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성소피아는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에 건립한 대성당으로 이후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면서 오스만 제국의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으며, 터키 공화국 수립 이후에는 박물관으로 변경됐다.

2000년대 이후 이슬람주의를 앞세워 성소피아를 다시 모스크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졌고 지난 7월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성소피아를 모스크로 환원했다.

성소피아가 박물관에서 모스크로 전환되자 글리가 쫓겨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으나, 터키 정부가 글리를 성소피아에 그대로 살게 한 덕에 글리는 보금자리를 잃지 않았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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